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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가좌동 주택의 좋은 이웃들
    조합원 함께 공간/조합원 인터뷰 2021. 12. 1. 11:24

     

    서른한 번째 단체조합원 "주택협동조합 하나의"를 소개합니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자리를 잡고 있고, '하나의교회' 몇몇 교우들 중심으로 만들어진 협동조합입니다.

     

    2010년 하나의교회는 뜻 있는 교우들 중심으로 함께 모여 살 터전을 알아보기 시작합니다. 그때 남가좌동에 터를 잡았고, 처음으로 같이 지은 집은 '하심재'입니다. 열두 가정이 첫 주택에 공동 입주했습니다. 

     

    두 번째 주택은 주택협동조합을 결성해 지었습니다. 이번에 희년은행 단체조합원에 가입한 곳은  '주택협동조합 하나의'입니다. 그렇게 해서 지은 집의 이름은 '하의재'입니다. 현재 8가정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남가좌동에 처음 같이 살기 시작한 뒤로 10여 년이 지났습니다. 하심재, 하의재 이후로 최근 한 개의 주택이 더 들어섰습니다. 이름은 '하담재'입니다. 이번에도 '주택협동조합 시작이반'을 꾸려서 집을 지었습니다.

     

    세 개의 공동 주택에 사는 가구 수는 총 25가구입니다. 마을 안에 사는 다른 교우들까지 합치면 총 100여 명이 남가좌동에 모여 삽니다. 하나의교회의 여러 비전 중 하나로, 이렇듯 함께 공동체로 모여 살며, 서로에게 좋은 이웃이 되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비전이 있었고,  비전을 공유하는 교우들 중심으로 지금까지 남가좌동 이야기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지난 7월, 희년함께에서 주최한 희년포럼("교회, 주거문제를 고민하다")에서, 하나의교회 사례를 소개하는 순서가 있었습니다. '마을공동체 하나의' 강선규 이사장님의 설명을 들으시면 더 이해가 잘 되실 것 같아, 아래 그 발표 영상을 첨부합니다. 한번 같이 들어보시죠. 

     

     

    '주택협동조합 하나의'(이하 하나의)는 얼마 전 희년은행 단체조합원으로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둘의 만남은, 희년은행에도, 하나의에도 남다른 의미가 있는데요. 먼저 희년은행은 주거문제를 고민하는 주체들과의 적극적인 만남이 성사되었다는 점에서, 특별히 대안주거를 꾀하는 교회의 실천 모델에 희년은행이 대안금융으로서 힘을 보태고, 함께 새로운 주거 형태를 추진해 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특별한 계기가 됩니다. 

     

    하나의에게도 희년은행과의 만남은 그 안에 시의적절한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최근 종부세 개정으로 인해 뜻있는 주택협동조합들도 여러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 희년은행의 공동주거지원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예기치 않은 상황을 극복하는 완충(buffer)을 얻게 된 것입니다. 실험적인 모델일수록, 변수는 많을 수밖에 없고, 이번 종부세 개정 상황도 어쩌면 위기가 될 수도 있는 한 가지 변수였습니다. 대안 주거 모델이 마주하게 되는 이런 변수 상황에, 완충이 되는 대안 금융이 서로 호흡을 잘 맞추면 좋은데, 이번 하나의와 희년은행과의 만남은 그와 관련한 중요한 사례가 될 것입니다. 

     

    다양한 공간들.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공동육아공간, 마을극장, 주거공간, 마을사랑방.

     

    직접 남가좌동에 한번 찾아가 봤습니다. 첫 번째 주택 하심재에서 골목 끝을 바라보면 세 번째 주택 하담재가 보입니다. 하담재는 지난 10월에 입주가 시작된 따끈따끈한 새 집입니다. 다섯 가정이 그 안에 보금자리를 마련했습니다. 1층에는 공유 공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들어보니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하네요. 손님맞이, 재택근무, 세미나, 환담 등 다양한 쓰임이 있는 아름드리 공유 공간이 열려 있었습니다. 지하로 내려갔더니, 중형 강의실 크기의 모임 공간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강의와 세미나는 물론 전면 거울로 된 벽도 있어서 각종 공연 연습도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이 따로 없었습니다. 

     

    하담재를 뒤로 하고, 다시 큰길로 접어 드니 맞은편에 두 번째 공동 주택 하의재가 보입니다. 여기는 지하에 교회 예배당 및 마을 극장으로 쓰이는 꽤 큰 너비의 공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자투리 빈 공간에는 코로나 시기 음원 녹음 및 프로듀싱도 가능한 아담한 스튜디오도 둥지를 틀고 있었습니다. 공간 활용에 있어서 창의력이 돋보입니다. 1층에는 협동조합 구성원들이 합자해 운영하는 카페테리아가 있습니다. 2층에는 공동 육아 공간과 마을 공유 공간이 있습니다. 2층에 올라가 봤더니 아이들 노는 소리가 왁자지껄 발랄하게 들립니다. 서른 명의 아이들이 이곳에서 매일매일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마을극장 안 작은 스튜디오와 입주민들이 함께 꾸민 작은 정원 

     

    둘러보는 시간을 모두 마치고, 이제 인사를 하고 헤어지려는데, 아이를 데리러 온 아버지를 한 분을 만났습니다. 이 동네 어디선가 걸어온 듯한 차림이었습니다. 어른도 아이도 이렇게 걸어서 곳곳을 다닙니다. 주일에는 걸어서 교회로 모이겠지요. 도심 여느 교회서나 흔히 보기는 어려운 풍경이 되었는데, 교우들과 이웃을 이루어 살아가는 모습이 눈에 익은 듯 편안해 보였습니다. 함께 사는 주택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이미 동네에 모여 사는 교우들이 다음 차례를 엿보고 있는 중일 테니까요.    

     

    희년은행과 하나의의 동행은 계속 이어질 것 같습니다. 대안 금융과 대안 주거의 만남, 특별히 주거문제를 고민하는 교회의 새로운 시도들에 희년은행도 다양한 형태로 동참하는 협력 네트워크, 서로의 걸음을 북돋워주는 관계로 이 만남이 점점 더 알차게 여물어 가기를 소망합니다.       

희년을 실천하는 협동조합형 대안 금융 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