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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무살 중턱에 만난 "희년은행"
    조합원 함께 공간/조합원 인터뷰 2022. 4. 29. 15:10

     

     

    "그때 마침 희년함께와 희년은행을 만나서, 제 삶의 서사를 찾아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서사'라... 스물여덟 청년의 눈빛에 어린 진중함은 이 의미심장한 단어 '서사'에 해설을 달아주는 듯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군대를 제대하고 이십 대 중턱에 이르러 진지한 고민이 찾아들었다고 합니다. 우연히 들르게 된 희년함께 페이지, 그리고 희년은행 교육 프로그램에도 찾아다니면서, 아, 이쪽 방향으로 내 삶의 진로를 모색해 보면 어떨까, 혼자 있는 시간 종종 하던 생각에 갈피가 점점 잡히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희년은행 청년 조합원 박성혁 조합원을 화상으로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2017년에 처음 만났으니 햇수로 5년을 채웠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군대에서 막 제대한 스물셋 복학생이었는데, 이제 취업 2년 차로 접어든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희년은행과의 지난 5년 동안의 동행도 되짚어보고, 앞으로의 협력도 같이 구상할 겸 인터뷰를 요청드렸고, 바쁜 중에도 흔쾌히 시간을 내주셔서, 퇴근 후 저녁 8시에 화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아래에 박성혁 조합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습니다. 인터뷰 진행과 정리는 김재광 센터장이 맡았습니다. 

     

     

    반갑습니다. 종종 뵙기는 했었는데, 인터뷰로 이렇게 대화 깊이 나누는 것은 처음이네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네, 안녕하세요. 저는 스물여덟, 인천에 거주하고 있는 박성혁입니다. 희년은행과는 2017년에 있었던 '희년재무상담사 양성과정'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되었네요. 지금은 금융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입사해서 한창 지금 일을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벌써 5년이 지났네요. 그때 처음 만난 이야기가 궁금한데요. 어떻게 처음 희년함께와 희년은행을 알게 되셨나요?

     

    저는 소위 말하는 전통교회, 굉장히 보수적인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쭉 해 왔어요. 그러다가 이십 대 들어서, 한 가지 고민이 찾아들었어요. 신앙생활을 하는 것과 사회에 참여하는 것 사이에 그 어떤 괴리라고 해야 할까요, 서로 분리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웃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삶이 신앙을 고백하는 것과 서로 뗄 수 없는 문제일 텐데, 제 안에서는 잘 조화나 일치가 안 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군대에서 몇 권의 책을 읽으면서, 고민이 깊어졌는데, 제대 후에 우연히 희년함께 페이지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게 되었어요. 뭔가 실마리를 찾았다고나 할까요? 사회적으로 공익적 활동을 하면서, 신앙과 그 활동이 결합되어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겼어요. 그 뒤로 계속 구독을 하게 되었죠.

     

    -희년은행과도 자연스럽게 만남이 이어졌어요. 그때 개최했던 '희년은행 재무상담사 양성과정'에도 참여하시고, '재무상담 네트워크 동행 프로그램'에도 참여하시고, 이 교육을 바탕으로 스스로 '신용상담사' 자격증 시험에도 응시하셔서 자격증 취득도 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네, 희년함께를 통해 희년은행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어서, 그때 있었던 재무상담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를 했었고, 이 길이 내가 지향하는 삶의 방향이랑 어느 정도 맞겠다는 생각에 공부에 더 집중을 했어요. 

     

    한 사람의 재무적 형편을 들여다 보고, 재정적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가이드도 해 드리고, 회복을 위한 전문적인 상담을 지원하는 일을 나도 한번 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신용상담사 자격증 시험도 치렀고, 합격을 해서 취득도 하게 되었어요.

     

    그때 희년은행 교육 프로그램 강사로 오셨던 서경준 선생님에게 따로 연락드려서, 추가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이 뭐가 있을지도 여쭤봤어요. 그렇게 해서 다른 시험들에도 응시했어요. 공신력도 갖추고 싶었고, 내담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전문성을 더 기르고 싶었어요. 그렇게 해서 공인 재무설계사, 투자자산운용사, 신용분석사, 국제재무설계사 등 자격증 시험을 응시해서, 한 개만 떨어지고 나머지는 다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어요. 

     

    희년은행과의 만남이, 실제 진로를 모색하는 것에도 큰 영향을 미친 거네요.

     

    그런 셈이죠. 막연하게 생각했던 여러 진로의 가능성들 중에서, 한 가지에 집중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고, 구체적인 계획도 세우게 되었어요. 희년은행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그때 처음 자격증 시험을 치러본 건데, 개인적으로는 이 경험이 굉장히 신선하고 자극도 되고, 재미도 있었어요.  

     

    실은 스무 살 들어서 집안 형편이 많이 어려워졌었어요. 누구한테는 당연한 삶의 질이 누구한테는 버거운 생활수준이라는 것을 체감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이후로 나와 가족도 그렇고, 내 주변에 있는 분들이, 그렇게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 내 주변에 가난한 사람이 없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혼자서 했었어요. 

     

    마침 희년은행 프로그램을 통해 혼자서 하던 생각에 열정이 붙은 거 같아요. 

     

    2018년 희년재무상담 네트워크 동행 프로그램. 왼쪽 끝이 박성혁 조합원.

     

    지금 금융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그간의 진로 고민이 이어지면서 선택한 과정일 거 같은데요. 2년 차에 접어든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도 궁금합니다. 

     

    첫 직장은 보험설계 쪽 일은 하는 곳이었어요. 재무적으로 어려운 형편의 사람을 돕는 상담 현장은 너무 좁기도 하고, 접근하기가 어렵기도 하더라고요. 직업 선택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했고, 이 쪽 일도 경험 상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선택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두 달 정도 하다가 그만뒀어요. 

     

    이때부터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 같아요. 제가 재무상담에 갖고 있었던 생각에 여러 현실적인 고려를 하게 된 시기였어요. 재무상담이 세일즈로 흐를 수도, 회복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는데, 그와 관련한 저의 고민이 충분히 무르익지 않았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지요. 

     

    더 나아가, 개인과 가구의 재무적 회복에는 일대일 상담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와 더불어 그 한 사람, 한 사람이 놓인 관계성이 너무 중요하다는 사실도 깨달았어요. 재무적인 컨설팅 자체보다, 어쩌면, 자신의 상황을 터놓고 오픈할 수 있는 관계를 어떻게 맺어갈 것일지가 더 중요하게 던져져야 하는 질문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나는 이 사람에게 무엇이 되어 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그 이후로 더 깊어지게 되었어요. 

     

    희년은행 재무상담 진행하면서 마주하는 여러 질문들이 오늘 인터뷰에서도 꼭 같이 나오는 게 신기하네요. 비슷한 고민을 품고 함께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희년재무상담사 양성과정 수료하신 분 답습니다!

     

    희년은행도 단체조합원 교회들과 여러 협력 프로그램을 진행하려 하신다 들었습니다. 역으로 질문드리고 싶은 것은 희년은행이 단체조합원 교회들과 어느 정도의 관계를 맺어가고 있는지 하는 것인데요. 더불어 앞으로 어떤 관계를 그리고 있는지도 궁금하고요. 또 한 가지는, 교회를 꼭 통하지 않고서라도, 내담자 한 분 한 분이 서로 간에 연결되고 희년은행과도 긴밀하게 지속적으로 관계를 잘 맺어가는 것도 필요해 보이는데 어떻게 보고 계신지 여쭤보고 싶어요.

     

    네, 이번에는 제가 대답을 드려야겠네요. 지적하신 대로, 희년은행과 단체조합원 교회들과 지속적으로 두텁게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관건인 것 같아요. 올해 들어서 협력 프로그램 진행하기로 한 교회들이 두 곳 있는데, 한 번 이벤트로 그치는 것도 아니고 단지 문제 상황만 보고 가는 것도 아니고, 공동체 안에 전반적으로 재무상황을 체크할 수 있는 기반을 잘 닦고, 위기는 누구에게나 언제든 생길 수 있으니 이 과정이 하나의 연속성 있는 구조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는 기획을 서로 도모하고 있어요. 가능하면, 교회마다 재무상담을 전담하는 분들이 잘 세워지는 것도 필요할 것 같고요.

     

    내담자들 간의 관계, 희년은행과 내담자들의 지속적인 관계도 잘 조성되도록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도 내담자 자조모임, 네트워킹을 위한 여러 과정들을 잘 진행시켜 나가면 좋겠다는 의견이 실무진 사이에서 오고 갔었어요. 코로나 이전에는 몇 차례 시도했던 과정들이 있었는데, 이제 점점 다시 재개를 하려 하고 있어요. 

     

    여러모로 박성혁 님과도 앞으로 협력할 기회들이 많이 있을 거 같은데요. 좋은 기회 만들어서, 이런저런 구상들 같이 펼쳐가 보면 좋겠네요. 

     

    네, 저도 기회가 닿는 대로 함께하고 싶습니다. 

     

    더불어서, 제가 이십 대 중반, 한창 진로와 신앙, 삶에 고민이 많던 시절에 희년함께, 희년은행을 만나 여러 유익을 얻었던 것처럼, 그렇게 서로서로 고민을 잘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여기서 많이 열렸으면 좋겠어요. 저도 지금 계속 고민 중이기도 해서, 비슷한 고민 가지고 있는 선후배 친구들과 만나는 자리가 계속 있다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는 2019년 연말에 있었던 희년은행 협업자 파티가 계속 기억에 남는 만남이었는데, 그와 같은 자리가 정기적으로 열리면 좋겠다는 바람을 늘 가지고 있습니다. 

     

    2019년 12월 희년함께/희년은행 협업자 파티

     

    네, 조만간 또 좋은 기회가 열릴 거라고 기대합니다. 여러 조합원 분들과 같이 만들어가는 모임이면 더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박성혁 님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앞으로의 계획도 나눠주시겠어요. 그리고, 희년은행과 희년은행 조합원 분들과 나누고픈 이야기도 함께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 저는 지금 금융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진로 고민의 연장선상이기도 하지만, 또 우선적으로는 당장의 생계를 위한 선택이기도 했어요. 제도권 금융 안에 있다 보니, 여러 고민이 있기는 해요. 내가 지향했던 가치와 사뭇 다르게 흘러가는 일의 과정을 보면서 속으로 힘들어했던 적도 많았어요.

     

    그래도 배우게 없지는 않아요. 금융의 속성과 역할 관련해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익히는 것 같아요. 어떤 사업을 벌이건,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관건이잖아요. 건전성 이슈도 그렇고, 이익이 어떻게 배분되는지도 그렇고, 금융과 연계된 이슈들이 여러 가지가 있어요.  과정에서 배우는 것도 많고요.

     

    한편으로는 희년은행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모델이 저한테도 적지 않은 자극으로 다가오기도 해요. 희년은행의 행보를 보면서 자본 질서의 대안을 찾아가는 노력이라고 봤어요. 그렇게 새로운 대안을 찾아가는 분들의 노력 자체가  저는 희망적이라고 느껴져요. 

     

    하기는 처음 희년함께와 희년은행을 만났을 때도 그랬어요. 그 시절 희년함께와 희년은행을 만나서 , 저는  삶의 서사를 찾아갈 수 있었거든요. 여러 삶의 고민들을 하나로 엮어주는 관계로 희년함께와 시의적절하게 만날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앞으로 우리가   있는 일, 해야  일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일에 집중하고, 소망을 가지면서, 여러 회원 분들과 함께 희년함께, 희년은행를 지지하고 서로 마음을 같이 쏟았으면 좋겠습니다. 

     

희년을 실천하는 협동조합형 대안 금융 프로젝트